여행이야기/여행 이야기

금오도 비렁길... 햇살 부딪히는 바닷길,

벽우™ 2017. 4. 12. 08:17

 

 


금오도 비렁길

(3구간~5구간, 여수)

 벼랑 끝까지... 









금오도에는 비렁길이 있다.

비렁은 낭떠러지를 뜻하는 벼랑의 여수사투리로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마을과 마을사이 해안길을 이어 도보여행길로 만들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벼랑위의 길이 될려나..,


어느날 산행 공지에 금오도 비렁길 1~5구간을 한번에 간다고 올라왔다.

비렁길은 다섯 개 코스로 이뤄져 있고 다섯 개 코스를 전부 합해봤자 길이는 18.5km.

6~7시간 정도 걸으면 다 걸을수 있을테니

금오도로 간다.

혹시 늦게 도착하거나 섬에서 뱃시간때문에 빨리 나와야 된다면 힘들텐데

새벽4시에 대구서 출발한다고 하니 첫배로 들어가 늦은 배로 나온다면 가능할것 같고...

시간적 여유는 나중에 생각하고 서두르면 많이 걸을 수 있으니

그 섬으로 간다.


금오도 들어가는 배가있는 신기항에 도착,

아!!! 첫배가 아니다.

9시10분에 신기항 출발하는 배를 타고 들어간 후

15시15분 배 타고 나오는 일정.

섬에 도착후 이동시간등을 제하면 걸을수 있는 시간은 4시간 30분정도로

3구간, 4구간, 5구간의 10km를 걷는다고 안내한다.

그래도 왔으니 즐겁게, 걸을수 있는 만큼 걷는다. 3개구간이라도 걷자고,


이런~~

산행 안내하시는 분도 초행길이다 보니 3코스 시작지점에 차를 세운게 아니고

3,4코스분기점인 학동에 내려 기념촬영하고 바닷가로 내려갔더니 여기가 아니라고

다시 버스타고 이동,

우여곡절끝에 직포에 내리니 10시40분, 부지런히 비렁길 3구간부터 5구간 끝인 장지마을까지 걷는다.


우리나라 곳곳엔 도보여행을 즐길수 있는 길이 많이 생겨났지만..

그중 금오도 비렁길은 아름다운 길임에 틀림없다.

비렁위에 만들어진 길이 숲길과 산길로 이어져 있고....

숲이 우거지고 아름다워 걷다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10시40분 직포- 14시10분 장지마을

10km,  3시간 30분 소요되었으니,

전구간은 6시간 정도면 가능할듯...



 


2017.  4.  9. 일요일

직포(3구간)-매봉전망대-출렁다리-학동(4구간)-심포(5구간)-장지마을

10km,  3시간 30분,





금오도

금오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에 속하며 

우리나라 21번째로 큰 섬이다.

섬 서쪽에 솟아 있는 매봉산(382m)이 최고봉이며

해안선은 소규모의 만(灣)과 곶(串)이 발달해 있어 무척이나 아름답다.

금오도라는 이름은 섬에 삼림이 울창하여 자라처럼 검게 보였기 때문에 거무섬이라 불렀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금오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9시10분 배를 타기 위해 8시에 신기항에 도착했다.

출항 50분전에는 항구에 도착하여야 한다....





금오도는 예상보다도 큰 섬이다.

섬에서의 이동을 위해 대형버스를 배에 실고 바다를 건넌다.





오랜 기다림끝에 신기항을 떠나

금오도까지 운항시간은 20여분으로 짧다.










섬에 도착하기 무섭게

차도 사람도 우루루 터져 흩어진다.















배에 싣고온 버스가 학동 입구에 섰다.

기념촬영하고, 바다로 내려 갔더니 좀 이상하다.

이곳이 아니라니, 학동마을 구경만 하고 도로까지 걸어 나온다.























































다시 버스로 이동, 직포마을에서 시작한다.

3구간 3.5km ; 직포 길바람통전망대 → 매봉전망대 → 비렁다리 → 학동 

비렁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로

마을 고도를 높여 비렁에 이르고 다시 고도를 낮추어 마을에 도착하면 한구간이 끝나게 된다.










3구간은 빼곡한 동백나무 숲으로 시작된다.

동백숲이 터널을 이룬다가 간간이 하늘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전망대까지

걷는 내내 발갛게 떨어진 동백꽃잎과 동행한다.















금오도를 찾는 대부분은 비렁길을 걸으러 온다.

대형버스를 대절해서 오는 이들도 많다.

비렁길을 직접 걸어보면, 

먼길을 달려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면서까지 찾아가 걸을 만한 길이라는게 느껴진다.

바다를 끼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이어지는 벼랑길은 아름답고,

펼쳐지는 풍광에 눈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사로잡는 길이다.





비렁길 반대편....저 곶 옆구리를 돌고돌면 미역널이 나올테고 함구미가 나올테고

아쉬워진다.





3구간 첫번째 전망대인 갈발람통 전망대를 지나면

바위가 쪼개진 듯한 갈바람통 암벽이 걸음을 잡는다.




















붉은 꽃잎 떨어진 동백 숲을 지난다.

숲을 벗어나며 벼랑 길을 걷다가 다시 동백 숲으로 들어간다.

바람이 불어오고 동백향이 길을 덮는다.










매봉 전망대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비렁길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만큼 드넓게 펼쳐진 바다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전망대 이르기 전 길을 잠시 벗어나 바위 봉우리로 올라 본다.

비렁 아래로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가 좁은 해안 절벽에 밀려든다.






 



섬에 도착했을때는 잿빛으로 흐린 하늘이 점점 개이더니, 푸른 하늘이 드러났다.

더불어 땡볕도.  

하지만 미세먼지가 많은지 탁트인 느낌은 없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으며 멋있다는 말을 주문처럼 읊조리게 된다.
그러면 마음도, 몸도 바닷물이 들고

동백향에 취하게 되는 것 같다





매봉 전망대를 돌아서니 뒤로 펼쳐진 학동 해안과 

그 앞에 툭 튀어나온 곶(串)에 놓인 비렁다리(출렁다리)가 생경스럽다.
























 

바닷물이 파고든 좁은 해안 절벽 위에 출렁다리가 놓였다.

다리 중간엔 투명 유리로 발밑 수십 미터 아래 벼랑의 아찔함을 느낄수 있다.





































































동백은 한꺼번에 피었다 지는 꽃이 아니라 화려하진 않지만,

붉고 두툼한 질감의 꽃잎은 굵은 눈물 한 방울처럼 아리하다.

























학동을 지난다.

4구간 3.5km ; 학동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통전망대 → 심포 









































































































심포마을로 들어선다.

미을은 해안선이 소규모 만(灣)인 바다를 품고 있어

마을깊숙히 돌아서 바닷길로 나간다.










U자형 해안선을 따라 장지마을로 간다.

5구간 3.3km ; 심포마을 막개 → 막개전망대 → 숲구지전망대 → 장지마을 










포장길을 걸을땐 최대한 속도를 낸다.

어차피 걸으러 온 길.

발걸음을 재게 놀려 시간적 여유를 만들고

남긴 시간 만큼 바다도 보고, 숲도 보고, 금오도에 지천인 방풍나물도 보면서 걷는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돌로 쌓은 마을을 지난다.













































5구간은 다른 구간과 조금 느낌이 다르다.

너덜지대가 많고, 인적이 끊긴 옛마을도 있고,

산벚꽃 날리는 길이다.

이 길이 끝나면 안도로 이어지는 안도대교가 보일꺼다..







































비렁길 종점인 장지마을에 이르렀다.

비렁길은 해안절벽의 아찔한 매력이다.

비렁위엔 동백나무 숲 우거지고 무성해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며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고개 꺽은 붉은 동백이 숲을 물들인다.
대나무도 많다.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 숲 사이로 길이 나 있다.

길을 사이에 두고 대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손을 맞잡은 것처럼 서 있는 대나무숲 역시 어둡다.

너무 빽빽하게 대나무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에 댓잎이 서걱거리면서 흔들리는 소리를 낸다.

금오도 비렁길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아름답지만,

동백나무 숲이, 대나무 숲이 울창한 자연 그대로의 길이라 더 좋았다.










방풍나물밭이 많다.

방풍나물은 중풍을 방지한다고 해서 방풍나물이라고 불린다고...










장지마을에 머문다.

어느 집 담에는 색바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어느 집 담은 돌을 쌓아 올렸다.

돌담 위로 양철지붕만 빼꼼히 보이는 집.

그리고 길 옆 돌로 둘러쳐진 밭에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자라는 방풍나물까지

걸어온 길 만큼 장지마을도 정겹다.





햇살이 부서지는 못다 걸은 바다를 남겨두고

배 시간에 쫓겨 여천항으로 돌아서는 걸음.





여천에서 여수행 배에 오른다.

하루종일 비렁에 서성거렸더니

가슴에 금오도 앞바다가 꽉 들어찼다.

낙조 좋은 가을날 다시 찾을수 있을까...

여운과 아쉬움을 조금 남겨두고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