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산 이야기

입암산, 여물지 않은 가을.

벽우™ 2016. 10. 17. 18:01




입암산(626m, 장성)


  1년의 기다림··· 그러나, 아직은  








화려한 외출을 기대했다......

산도, 들도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가는 계절

가을이니깐.






2016.  10.  15. 토요일

입암산 남창탐방지원센터-산성골-입암산성 남문-북문-갓바위-은선골-남창탐방지원센터(원점회귀산행)

코스가 길지 않고, 길이 완만해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없다.


단풍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내장산이다.

내장산 단풍은 화려하면서 기암절벽과 계곡 등이 어우러져 있고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나무 15종 가운데 11종이 있으며

이들이 어울려 화려한 색을 빚어낸다고 하니

 내장산국립공원의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발길이 드문 입암산(笠岩山·687m)은 오른다.






입암산은 전북 정읍시와 전남 장성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 안의 내장산이나 백암산보다 100m 정도 낮고

산세가 험하지 않으며

갓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좋다.


남창지구 입암산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전남대수련원 입구를 지나 다리를 건넌다.

곧바로 남경산기도원 왼쪽 흙길 임도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터는 계곡 옆을 따라 올라간다.

거의 경사가 느껴지지 않는 넓고 완만한 길이다.












남창탐방지원센터다. 

센터 오른쪽 길은 몽계폭포와 상왕봉을 거쳐 백양사로 이어진다.



장성새재 옛길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장성새재를 거쳐 백암산과 백양사로 갈 수 있다.

길은 조금 경사진 곳은 굵은 돌을 깔아두었고 완만한 곳은 편안한 흙길이다.



장성새재 옛길은

장성 사람들이 정읍으로 장을 볼 때 넘나들던 길이다.

옛날에는 발길이 잦아 주막도 있었다고 하지만

1960년대 말에 성내의 주민이 떠나고 군사용 도로로 이용하다가

지금은 자연 탐방로로만 쓰이고 있다.



단풍은 아직 푸르다.






전남대가 1960년대 조성한 삼나무 숲을 지난다.

길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걷는데 별 어려움은 없지만

삼나무 숲을 들여다보다 걸음이 느려진다.









은선골삼거리에서 입암산 남문이 있는 산성골로 오른다.

완만한 숲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지난주 도봉산에서는 그토록 바람이 차갑더니

입암산에서는 덥다.






입암산성 남문

비가 올 땐 성문이 물길이 된다












사적 제384호인 입암산성.

입암산성은 장성군 북하면과 정읍시 입암면의 경계로

삼한 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백제 때는 견훤이 요새로 쓰기도 했다.

고려 때는 송군비 장군이 몽골군을 물리쳤고

정유재란 때는 의병장 윤진이 왜적에 맞서 싸우다가 전사한 곳이다.









입암산 들머리인 남창이라는 지명도 이 입암산성과 관련해 있다.

남창(南倉)은 산성 남쪽의 창고라는 의미로, 입암산성에서 쓸 물건을 저장하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남문을 지나 북문으로 진행하면 길은 완만한 분지를 이룬다.

예전 산성 안에 많은 이가 머물 수 있었을 성내마을터다.

성내리라는 마을이 있었던 이곳을 지나는 길은

산길이 아니라 여느 마을길이다.






마을터를 지나면 곧 습지가 있고

곧 북문에 이른다.



편안한 오솔길을 걸어 북문에 이르면

우측으로 입암산 정상가는 비탐방로와 좌측으로 갓바위로 오르는 약간의 오르막 갈림길을 지난다.

입암산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입암산 정상을 통제하고 있지만.

뭐 사실 정상은 밋밋한 육산인데다 조망도 없고..특별히 내세울게 없다.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주변에 있어서....ㅠㅠ)






갓바위.






거북바위의 머리부분이.....우뚝 서,

갓바위 입암(笠岩) 바로 옆에 선 바위 입암(立岩)이 자리 잡았다















내장산국립공원에 포함되었지만

내장산 줄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내장산과 양분되어 있는 백양사 뒤쪽의 백암산 줄기도 아니다.

내장산 자락에서 넘버3의 비애를 안고 있는 산으로

정상의 바위가 갓을 쓴 사람 형상을 하고 있어 산 이름을 입암(笠岩)이라 한다.
























다시 삼나무숲을 지나 남창으로 간다.





































날씨는 더워도 가을이 느껴진다.

가을은 찬연한 여름과는 달리 차분하고 선명하다.

시간이 그려내는 색의 변화가 조금씩 조금씩 산야에서 일어나고

그 변화는 은근하지만 멈춤이 없다.
그래서

추색으로 물들어 갈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