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산, 그저 뒷산이려니 하고 오르면 도도함이 묻어나는 산길.
영암산-선석산(792m,칠곡)
도도한 암릉길 올라, 푸근함으로 걷는길.
산을 구분할때 골산과 육산으로 나눈다.
바위가 많은 산과 흙이 많아 숲이 좋은 산.
사람마다 골산이 좋다는 이도 있고,
육산이 좋다는
제각각의 취향이 어떤 산이 걸을것인가 하는것에 선호도가 나뉜다.
암릉을 뚫을 때의 쾌감이라던가 아니면
부드러운 흙길이나 호젓한 숲길이 자극하는 편안함….
2016. 3. 12. 토요일
보손1일경로당-보손지-영암산-선석산-보손1리
5시간 10분 소요.
칠곡에 있는 산으로 간다.
일단 가까우니 부담 없고,
요즘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대구시 북구에 있는 칠곡이 아니고 왜관이 읍으로 있는 칠곡군이다.
왜관에서 김천 가는길 그 어드메쯤 영암산(鈴岩山·792m)과 선석산(禪石山·742m)이 어깨를 맞대고서 금오산 뒤에 숨어 있다.
영암산은 기암괴석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고,
선석산은 숲이 좋고 비탈이 가파르지 않아 여유가 있다.
보손지에서 건너다본 금오산.
잡목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가풀막 길에선 바람이 땀을 식힌다.
바람은 아직 차갑다.
한참을 오르면 산허리를 자른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횡단해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산행후 50여분을 오르면 암릉들이 나타난다.
바위를 잡기도 하고 로프를 부여잡고 기어오르면
앞으로 펼쳐질 바위 등성이가 숲 사이로 삐죽삐죽 솟았다.
사방이 깎아지른 바위절벽을 오를때의 느낌도 좋고 조망 또한 좋은 길이다.
위험한 암릉은 세 곳이지만,
모두 우회로가 있다.
정상의 북쪽인 785봉으로 먼저 올라선다.
영암산 정상에 오르기 전 암릉군으로 이루어진 오름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영암산은 사방으로 깎아지른 바위절벽이다.
암봉이 연속되니 아찔한 고도감도 좋다.
성주 쪽에서 보면 암봉이 워낭처럼 보인다 해서 방울바위산,
즉 영암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혹자는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 것 같다고도 하고
어쨌거나 영암산은 멀리서도 그 도도한 바위 등성이가 눈에 띌 만큼 늠름하다.
영암산 정상석 뒷쪽으로 금오산이 솟아있다.
반면에 맞은편 선석산은 바위가 없고, 등성이가 넓고 판판한 흙산이다.
고찰 선석사에서 이름을 얻었지만, 누진산 또는 서진산으로도 불린다.
또 선석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왕자태실이 군집을 이룬 '세종대왕자 태실'을 품고 있을 정도로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영암산 정상에서의 하산길 또한 가파른 철계단과 암벽을 타는 듯 아찔한 줄타기 구간이 이어지고
마지막 로프를 잡고 내려서면 보손지로 바로 내려설수 있는 산길과
선석산으로 이어진 편안한 오솔길이 놓여 있다.
선석산까지는 이정표 기준으로 2.2km이니 선석산으로 간다.
선석산으로 가는 길은 영암산길과는 달리 다소곳하다.
반듯하고, 양탄자가 깔린 것처럼 푹신푹신한데 땅속 얼음녹은 물로 미끄럽고 질척거린다.
선석산 정상에서는 비룡산, 시묘산으로 갈림길이 나 있다.
여기서 남쪽 방향인 비룡산으로 이어 걷는 이들도 많고
칠곡 쪽으로 하산하기 위해 동쪽 시묘산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이들도 많은 모양이다.
각종 산악회 시그널들이 만국기처럼 펄럭인다.
하지만 차량회수를 위해 선석산 정상에서 길없는 북쪽 능선을 뚫고 보손1리로 바로 내려설 계획이다.
길은 없고 경사는 급하고, 참나무 낙엽은 쌓여 산이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한참을 내려서면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그길을 따라 임도까지 내려서 임도를 걸어 보손1리로 간다.
내려가다 반석 같은 조망바위를 만나 금오산 한번 바라보고 미끄러운 길을 급히 내려온다.
거칠 것 없이 시원하다.
금오산 뒷편에 가려있지만 걸어보면 좋은산이란걸 알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삐죽히 솟은 암릉과 편안한 오솔길 그리고 조망이 넘쳐나는 산이다.
바람은 아직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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