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우™ 2016. 1. 6. 13:09

 

지리산 천왕봉(1915m, 산청)

 산그리메 따라..

 

  

 

 

신년 지리산이다.

 

겨울 지리산이니 준비를 단단히 해도 생각지 못한 일이 가끔씩 찾아오기에

대비는 했는데.....

덥고 바람도 없다.

정상엔 훈기 가득한 따뜻한 바람만 머문다.

 

 

2015.  1.  3. 일요일

중산리-중산리매표소(버스)순두류-로타리대피소-법계사-천왕봉-제석봉-장터목-유암폭포-중산리

이정표기준 13.7km + 버스탑승3.2km, 6시간55분소요.

 

 

중산리에서 천왕봉의 중간 지점인 로타리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칼바위 코스와 순두류 코스.

상대적으로 길이 순한 순두류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탔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 가며 하늘을 찌르는 낙엽송과 푸릇푸릇한 산죽이 교대로 나타난다.

한겨울인데 생기가 돈다.

 

 

 순두류에서 법계사까지 2.8km의 유순한 길을 지나면

2km의 천왕봉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지만, 오름 구간만 지나면

8.9km의 장터목을 경유한 하산길이니....하산길 돌계단만 주의하면 힘들일 없다.

 

 

 

 

 

 

 

 

 

 

 

 

 

 

 

 

 

 

 

 

완만한 경사를 1시간 오르면 로타리대피소다.

대피소 맞은편 헬기장이 천왕봉 조망이 좋아 헬기장을 잠시 다녀와 다시 등로를 따른다.

 

 

 

 

 

 

 

 

 

 

 

 

 

 

 

 

 

 

 

 

 

 

 

 

 

 

법계사 이후 한동안 돌계단과 쇠줄 난간을 오르면,  
어느 순간 남녘의 산들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날씨가 좋아 멀리 하동 금오산이 넘실거린다.

커다란 입석 바위인 개선문을 지나고,

천왕샘을 스쳐 급경사 나무계단에서 한숨 돌리면 1915m의 천왕봉이다.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왔으며,

신라 5악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愚者)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달라진다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산 하나씩 두고 산다고 한다.

한번은 가보고 싶고 한번쯤 가보았던 산, 그게 지리산이다.

 

지리산이 민낯으로 겨울을 버티고 있다.

아니 겨울을 지나고 있다.

느긋하게 포근한 날씨의 햇빛을 만끽하면서

억겁의 세월을 보낸 지리산은 변함 없이.....그렇게,

 

 

 

 

 

 

 

 

 

 

 

 

 

 

 

 

 

 

 

 

 

 

 

 

 

 

 

 

 

 

 

 

천왕봉에서 장쾌하게 뻗어내려간 지리산 주능선을 걷는다.

천왕봉을 내려와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으로 간다.

제석봉은 점점 더 민둥산처럼 황량하고 초라해져 있다.

 

 

 

 

 

 

 

 

 

 

 

 

 

 

 

 

 

 

 

 

 

 

 

 

 

 

 

 

 

 

장터목에서 허기를 채우고, 하산.

중산리까지 5.1km...다시 중산리 버스정류장까지 1.9km다.

산죽과 신갈나무사이로 얼었다 녹았다 하는 돌계단길을 디디며 시나브로 고도를 낮춘다.

 

 

 

 

 

 

 

 

 

 

 

내려오는 길...돌계단길에서 왼 무릎에 통증이 살짝 느껴진다.

눈 없는 겨울 지리산...

 신년 소백에서 봤던 상고대까지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눈부신 지리산의 설경에 취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쉽긴 하다.

 

 

 

 

 

 

 

 

 

 




산들이 예전만큼 높지도.. 멀지도 않다.

산은 그대로지만 사람들이 산허리까지 올라가버렸다.

최단 코스가 나고 
셔틀 버스가 다니며 산행이 쉬워졌다.

쉬워진 길을 따라 장쾌한 조망을 만끽하고,

주능선을 걷는다.

 

걸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매력이 떨어진걸까...

아님 날씨가 너무 포근한 탓일까...

칼날같은 눈보라가 그리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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