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여행 이야기

보곡산골, 여린 산벚꽃 따라 봄.

벽우™ 2015. 4. 22. 17:42

 

 

山.....그리고 꽃, 자진뱅이둘레길

아슴아슴 여린 산벚꽃.

 

 

 

 

 

보곡산(?)으로 간다.

산을 주로 찾아 다녔더니 이곳도 산.

바람이 분다.

옷깃을 여미는 바람은 아니다.

꽃내음이 가득하고 따뜻한 바람이다.

 

 

 

 

보곡산길을 느긋하게 걷는데는 2시간30분에서 3시간정도가 소요된다.

 

 

봄,

차례로 꽃망울을 터뜨린 색색의 꽃들과 푸른 하늘을 품은 산골마을에도,

여리여리한 연분홍 봄소식이 전해졌다.

 

 


벚꽃은 사는 곳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남도의 벚꽃이 화려하고 풍성하다면 산골 마을에 피어나는 산벚꽃은 수줍은 듯 소담하다.

전국 최대 산벚꽃 자생군락이라는 충남 금산군 군북면 보곡산골은 봄이면 만개하는 산벚꽃으로 희고 붉은 꽃 세상이다.

금산 서대산과 천태산 중간쯤 위치한 외딴 마을,

산골이라 개화 시기가 타 지역보다 조금 늦다.

깊은 오지마을에서 사람의 손때가 덜 탄 산벚꽃은 여리여리하기만 하다.

요란하지 않고 은은하다.

벚꽃뿐만 아니라 싸리나무, 조팝나무, 산딸나무, 병꽃나무도 꽃을 피운다.

아늑하게 산자락을 감싸 안은 꽃향기에 취해 조용히 마음이 쉬어가는 곳이다.

지는 꽃이 아쉬워 지나온길을 자꾸만 돌아보게하는 산골마을이다.

 

 

 

보곡산골은 충남 금산군 군북면에 위치해 있는 산촌마을이다.

보광리와 상곡리, 산안리 등 3개 마을 이름의 한 글자씩 따서 명명한 마을이름이다. 
 
이 마을의 옛 이름은 자진뱅이이다.

천안 전씨들이 피난을 와서 처음 정착한 마을이라 자전리라 했다 하며 이를 충청도말로 자진뱅이라 불렀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잘한 논이 많아 자진뱅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마을초입에서 만난 동네분들은 임도따라 차 몰고 한바퀴..휘~돌면 된다고 하신다.

..허허 참,

마음이 쉬어가야할곳이기에 차는 산안리 마을회관앞에 세워두고 걷는다...

천천히,

가끔 뒤도 돌아보면서,

 

 

 

 

 

 

 

 

 

 

 

 

 

꿈결같은 봄이다.

작은 마을들을 엮어가는 임도에 멋진 일이 일어났다.

스치는 마을마다 느티나무나 느릅나무와 같은 거대한 수목들이 우뚝 서

무성한 연둣빛 이파리를 가뿐히 들어 올려 미풍과 햇살을 맞이한다.

 

산비탈을 수놓은 분홍의 진달래와 폴폴 환영처럼 날리는 꽃잎들이 새봄을 열어

봄 내음 물씬....온 산은 봄색으로 가득하다.

 

 

 

이 산벚꽃으로 유명한 이 마을에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이름 하여 자전리 소나무이다.

길에서 약 10m 아래에 있는데, 실제 가까이 내려가 보면 풍채가 우람한 삼각형이다. 왼쪽으로 늘어진 가지가 땅에 닿을 듯하다.
 
 수령은 약 300년 되었고, 나무 높이는 11m에 이르며 가슴 높이 둘레는 2.4m이다.

가지가 양쪽으로 무성해 그 폭이 13m에 이르러 한여름 햇빛을 피하기 좋다.
 
 원래 암나무와 수나무 두 그루가 마주 보고 있었으나

수나무에 토종벌이 오랫동안 서식하면서 구명이 생겨 결국 고사하고 암나무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 매내미산(매가 넘나드는 산)에는 산신령들이 타고 다니던 쇠로 만든 말 네 마리가 있었다고 한다.

산신령들은 말들을 이 나무에 묶어 두었는데, 그 중 세 마리는 산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한 마리가 이 소나무 밑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나무가 있는 이곳을 ‘산신령이 쉬어 가는 곳’으로 여겼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숭상하여 매년 정월 초하루에 이 나무 앞에 모여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주민들 중 부정을 타지 않은 정갈한 사람이 제주(祭主)로 뽑혀 동서남북에 절을 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다음 날 각 가정에서는 가족의 건강과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글을 적어 불에 태우는 소지(燒紙)를 행한다.

 

 

 

 

 

 

 

 

 

 

 

 

 

 

 

 

 

 

 

 

 

 

 

 

 

 

 

 

 

 

 

 

 

 

 

 

 

 

 

 

 

 

 

 

 

 

 

 

 

 

 

 

 

 

 

 

 

 

 

 

 

 

 

 

 

 

 

 

 

 

 

 

 

 

 

 

 

 

 

 

 

 

 

 

 

 

 

 

 

 

 

 

 

 

 

  4월 18일, 19일 ‘2015 비단고을 산꽃축제’가 열렸다.
그러나 아직 산꽃들은 한창이다.

 

만개한 산벚꽃들과 서대산을 배경으로 한 눈부신 조팝나무의 하얀 꽃무리가 아름다운곳이다.

 

 

마치 파스텔톤 색칠을 해 놓은 도화지 속을 걷는듯한 꿈결같은 산골마을이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보곡산골에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쉬고 있음에도,

 

따뜻해진 바람은 내곁에 머물렀다 떠났다 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이산, 저산 넘나든다

 

바람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봄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