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타고 여항산 산마루로,
여항산(770m, 함안)
얽매이게 하는 욕심 가질 이유 없는 자유의 공간
봄이다.
공기부터가 달라졌다.
덥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습기까지 충만하다.
겨우내 움추린 몸과 맘을 활짝 지기개 펴고 지천으로 풍기는 봄내를 맡는데 산행만한 것이 없다.
봄 햇살에 앞다퉈 꽃망울을 틔우고 보드라운 싹들이 올망졸망 솟는 모습이며
폭신한 땅 밟을 때의 충만함,
바람이라도 살랑 불어오면 상쾌함을 주는 나무향...
그래서 남도의 여항산으로 간다.
2015. 3. 21. 토요일
좌촌주차장-2코스-여항산-마당바위-서북산-별천고개-버드내-좌촌주차장
여항산(艅航山, 770m)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김해 분성산을 잇는 낙남정맥의 한가운데 위치한 함안의 주산이다.
여항산이라는 지명은 1588년(선조 16) 함주 도호부로 부임한 정구[1543~1620]가
함안의 지형(남고북저 지형)이 풍수 지리적으로 반역의 기가 있으므로
이를 풍수지리적으로 바로잡고자
산이 높은 남쪽은 ‘낮아서 배가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여항(餘航),
지형이 낮은 북쪽 함안들은 대산(代山)으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부드러워 솔숲길을 걸어 된비알의 산길을 정상까지 치고 올라간다.
옛날 천지가 개벽할 때 물이 산꼭대기까지 차올라 정상에 각[곽] 하나를 놓을 자리만큼만 남았다는 데서 ‘각데미산(곽데미산)’이라 부르기도 했다는 전설도 있고, 여항산은 정상 부근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경사가 급해 6·25 당시 전투에 지친 미군들이 ‘갓뎀(goddam)’이라고 부른 데서 각데미산 혹은 곽데미산으로도 불리기도 했다고도한다.
능선길은 낙남정맥길이다.
洛南正脈은
한반도 13정맥의 하나인 남남정맥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동남쪽으로 玉女山,無量山,大巖山 등으로 이어져 분성산에 이른다.
이산줄기의 남쪽에는 하동,진주,마산,창원을지나
마지막으로 김해의 낙동강 하류인 매리마을에서 그맥이 다하는 한반도 최남단의 산줄기이다.
도상거리는 약228km이고(함안군 17.7km) 지리산군을 제외하고는 함안 여항산(770m)이 최고봉으로
대부분 낮은산으로 이어지지만
남해바다와 인접해서 시야가 확트이기 때문에 남녘의 산 특유의 멋을 즐길 수 있다.
서북산이다.
6.25전쟁 당시 한국군과 UN군은 이곳 서북산을 중심으로 남강과 낙동강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였으며,
1950.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45일간 서북산은 치열한 공방으로 열아홉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혈전지역이었다고 한다.
서북산 정상은 헬기장이고,
여항산부터 서북산까지 남과 서쪽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별천고개에서 대부산과 봉화산으로 진행하지 않고 버드내로 내려오면 임도가 놓여 있고,
여항산 둘레길이다.
여항산과 서북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은
나뭇가지 사이로 정맥길의 완만한 오솔길이 이어지고,
너럭바위에 서면 건너편으로 불쑥 솟은 숲 우거진 산봉 산릉이 있다.
흥분케 하는 현란한 풍광이나 감흥을 일으키는 볼거리는 없지만,
숲 우거진 낙남정맥은 포근한 숲길이 있어 사색의 시간을 선사해 준다.
산꾼만의 세상, 걷는 자만의 세상이다.
주변의 소나무 참나무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자라듯이 이곳을 걷는자 또한 자유다.
속박하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없다.
스스로 얽매이게 하는 욕심을 가질 이유도 없는 공간이 발아래에 놓여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