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암산-만수봉(983m, 충주)
하늘로 걸어간다.
가장 오래된 고갯길로 올라,
하늘재에서 이어진 굵은 산줄기에 솟은 포암산(961.7m)과 만수봉(983.2m)을 걷는다.
2017. 8. 19. 토요일
미륵리~하늘재~포암산~마골치~만수봉~용암봉~만수교
약11.5km , 5시간52분 소요.
미륵대원지 거쳐 하늘재로 오르는 길에는
메밀꽃 피어나고 밤송이 굵어져가는 여름을 지나고 있다.
미륵리사지 귀부(충북유형문화재 제269호).
통일신라 말기~고려 초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륵리사 터에는
석불입상,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등 등 옛 석굴사원의 흔적이 남아있다.
신라가 저물고 그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는
그의 누이 덕주공주와 함께 망국의 한을 품은채 서라벌을 떠났다.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을 만난 마의태자는 미륵리에 석불입상을 세우고,
월악산 자락에 덕주사를 창건한 덕주공주와 함께 나라를 되찾기를 감절히 염원했으나
끝내 그들이 바라던 세상은 오지 않았다.
신라부흥을 위하여 기도하며 하늘재를 넘었던 마의 태자는 결국 금강산으로 떠났다고 한다.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을 해체하여 복원 중이다.
지난번 도리사 보물470호인 도리사 화엄석탑 또한 해체 복원 공사를 하더니
이런 문화재공사가 전국적인 작업이려나...?
하늘재 아래,
석불을 세우고 절이 만들어 졌다는 미륵대원지(미륵리사지·사적 제317호)의 석조여래입상
공사차단 유리창 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하늘재로 향한다.
하늘재로 오른다.
하늘재로 가는 길은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섞여 있고
전나무와 굴참나무가 우거진 숲길로
완만하고 산세가 부드러워 걷는 데 무리가 없다.
재를 넘으면 문경 관음리로 통한다.
하늘재는 신라 아달라왕 3년(156년)에 개통되었다고 한다.
애초에는 계립령으로 불리다가 조선시대부터 지금의 하늘재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하며
신라 경순왕의 마의태자와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울면서 이 고개를 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갯마루(525m)에 올라서고,
오른쪽 언덕 위에 하늘재 표지석이 있다.
국립공원의 경계이기도 한 이 고개는 남에서 북으로,
현세에서 미래로,
관음의 세계에서 미륵의 세계로 넘어가는 의미를 지닌 상징적인 장소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라고 한다.
하늘재에서 포암산을 향해 북쪽으로 산길이 나 있고
급사면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하늘샘이 있다.
하늘샘을 지나며 산길은 솟구친다.
편차가 큰 고도를 곧바로 올라서는 구간이니
가파를 수밖에 없다.
한바탕 땀을 쏟으며 쉬고 쉬어간다.
포암산에 닿기까지는
고도는 높아지지만 조망이 터지는 곳이 드물다.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돌아보면
하늘재을 사이에 둔 탄항산이 짙은 구름을 이고 무겁게 서있다.
포암산 정상에 닿았다.
지난번 왔을때 교체작업하던 새로운 정상석이 반긴다.
정상도 숲으로 둘러싸여 시원한 경치는 없고,
이후에도 만수봉까지는 비슷한 숲길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능선길 여름 종주 구간이다.
만수골로 틸출할수 있는 안부를 지난다.
지난번엔 이곳으로 내려서 보았는데...
안부를 지나서 마골치까지는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대간길이 마골치에서 막혔다.
만수봉은 이곳에서 북서쪽 영봉을 향해 뻗은 산줄기 위에 솟아 있다.
굵고 힘 있는 산줄기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산중을 지나간다.
마골치에서 만수봉 이르는 산길은 초반과 후반에는 급경사지만
그 중간부는 완만한 능선길로 걷기 좋은 산길로
키 높은 산죽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영봉과 덕주봉으로 뻗은 산줄기도 막혀있다.
철조망 옆으로 가파른 만수봉 산길을오른다.
만수봉은 월악산 영봉으로 이어진 바위 능선을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북쪽으로 하얀 암벽의 속살을 드러낸 암릉 뒤로 월악산의 주봉인 영봉이 봉긋하게 솟아 있다.
만수봉에 한참을 머물며 후진하여 만수골로 내려설지 용암봉으로 진행할지를 망설이다
처음 계획대로 용암봉으로 진행한다.
용암봉을 거쳐 만수교로의 하산
암릉지대에 놓인 계단을 내려와 용암봉 아래를 지난다.
산길은 용암봉 정상을 피해 왼쪽 사면을 타고 돌아간다.
용암봉을 스쳐 지나온 산길은 급하게 아래로 쏟아진다.
가파른 산길을 한참을 내려서니 시원한 계곡소리가 온 산에 울린다.
온몸을 타고 흐른 땀으로 정신이 어질어질하더니 흐르는 계곡수가 너무 반가워
달려가 세수라도 하려니 국립공단관리공단 직원분들께서 계곡은 출입금지라고 통제하고 있다.
하산 후 족탕은 만수휴게소 옆 계곡에서.....
첩첩 산자락의 소용돌이를 한바퀴 휘~ 돌고 내려오니
아침에 무겁던 하늘은 밝아졌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물 맑은 계곡에서 휘파람을 불며 초록을 만끽할 때
여름의 절정이 코끝을 간질인다.
'산이야기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9산종주(두번째구간) : 팔조령-헐티재 (0) | 2017.09.01 |
---|---|
지리산 한신지계곡 올라타기-끊임없는 폭포여행. (0) | 2017.08.29 |
응봉산 덕풍계곡입니다. (0) | 2017.08.16 |
지리산 종주(2017.8.1.) (0) | 2017.08.04 |
숨고르기, (feat.앞산) (0) | 2017.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