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이야기/충남의산

계룡산....용의 등뼈를 지나 갑사로 간다.

 

 

계룡산(816m, 공주)

 계절을 걸으며 자연성릉을 지난다.

 

 

 

 

 

2011년에 마지막으로 왔으니 4년만이다. http://blog.daum.net/bong-eun/83

 

계룡산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흡사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이라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1968년 우리나라 세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정상인 천황봉의 높이가 845m에 불과하지만

이 산에서 뿜어 나오는 영험한 기운은 전국 제일로 알려져 있어 그 기운을 받고자 수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5.  1.  24. 토요일

구름많은 날씨

 

동학사주차장-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고개-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삼불봉고개-금잔디고개-갑사

약 9.5km 4시간 45분소요

 

 

계룡산은 암봉과 협곡이 조화를 이룬 수려한 산세가 계절을 달리하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중서부 지방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금남정맥의 산으로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지나 백운산에 이르기 전 함양군-장수군경계를 이루고

장수군의 번암면과 장계면의 경계에 있는 영취산에서 서쪽으로 갈려 금남정맥이 시작된다.

 

845m의 높이로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연천봉,삼불봉,관음봉,형제봉 등의 2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학사쪽으로 경치를 보다 보면 성스럽고 신비로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동학사를 거쳐 관음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여름이라면 지루하고 길게 느껴질테지만,

겨울에는 그렇지 않다.

 

관음봉고개까지 천천히 오른다.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독특한 모양의 쌀개봉이 올려다 보인다.

언젠간 올라야 할 봉우리일텐데....,

주봉인 천황봉은 여전히 비탐구간으로 묶여 있다.

 

 

은선폭포까지는 편안한 길이 이어지다가 은선폭포부터 경사가 있지만, 관음봉까지 거리는 멀지 않다.

 

 

 

 

 

 

 

‘계룡산 도사’라는 말이 친근하게 들릴 정도로 계룡산은 그 이름만으로도 무의식중에도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산이다.

도시의 삶에 지쳐 계룡산에 발길을 두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산세만 봐도 예사롭지 않음이 느껴질 만큼 좋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는 산이다.

국립공원이기도 한 계룡산은 산 이쪽 저쪽에 동학사와 갑사를 품고 있어,

내 젊은시절엔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 왔는데, 이번에는 갑사로 간다.

 

 

 

 

 

 

산을 오를수록 산이 좋다라는 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지를 않게 된다.

산을 오르는걸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일일테고,

산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접하는 거와 마찬가지일테니,

산을 오르는 경험은 많은 부분으로 엮어졌으며 명상적인 양상을 띨 때는 언어로 해석한다는 게 불가능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말들만 늘어놓아 질테니 그러한것 같다. 

 

 

오랜만에 찾은 1월의 계룡산은 침묵하고 있다.

오로지 나의 폐가 들먹이는 소리,

나의 콧구멍과 목에서 씨근거리는 숨결의 소리,

스틱이 가볍게 꽂히는 소리 따위의 나 자신이 내는 음향 외에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침묵이었다.

쉬지 않고 천천히 오르다 보니 거리감의 인식도 사라진다.

나는 곧 나무들에 둘러싸이고....숲으로 들어간다.

 

 무성한 잎을 다 떨군 앙상한 굴참나무들은 말린 북어마냥 하늘 끝에 매달려 있다.

  

 

 저 아래 산행 출발지인 동학사가 내려다 보인다.

 

 

동학사
신라중엽 때 사원선사가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때 회의화상이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이 절은 마곡사의 말사이자 비구니들의 전문 강원이나 고려조에 와서 도선국사가 중수했으며 태조의 원찰로 삼아 국태민안을 빌었고, 그 뒤 순조대와 고종원년(1864년)에 크게 중건 개수되었다. 이절의 법등은 주로 비구니들에 의해서 지켜져 왔으며 지금도 전국 비구니들의 불법가원으로 경내에는 대웅전 숙모전 삼은각 동학사등 청아한 불각과 3층석탑 부도등이 있으며 가까이에 있는 오뉘탑(남매탑)에는 불사다운 전설이 얽혀 있다.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은 비탐구간으로 묶여있어 관음봉이 우두머리 행세를 한다. 

 

 

 

계룡산은 조용한 산줄기 곳곳에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자태와 더불어 고찰과 충절을 기리는 사당을 지닌 것으로도 이름 높다.

 

계룡산은 사계절 산행지로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계룡8경 중 제2경인 삼불봉의 설화는 겨울 계룡산 최고의 풍광으로 꼽힌다.

계룡산 겨울산행의 백미는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1.8km의 자연성릉구간이다.

협소한 능선이 변화무쌍한 코스로 이어진다. 

 

특히 함박눈이 내린 다음날 햇살에 살짝 녹아 얼음이 반짝이는 설경은 일품이다.

날씨가 맑은날 삼불봉 정상에 서면 남서 방향으로 구불구불 용의 형상을 한 능선을 타고

관음봉과 문필봉, 연천봉, 그리고 쌀개봉과 천황봉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성릉을 내려다 보면 산 북쪽 비탈에 눈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바람은 포근하고 햇살은 가끔 따사롭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보다는, 칼같은 바람을 맞으며 겨울 산을 오르는 맛이 더 좋다.

산에 오르면 그냥 산이 좋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그게 칼바람 맞는 겨울이 더 좋다는것도 깨닫게 된다.

  

 

 

 

 

 

 

 

 

 

 

 

 

 

 

 

 

 

 

 

 

 

 

 

 

 

 

 

 

 

 

 

 

 

 

 

 

 

삼불봉은 동학사에서 올려다보면 봉우리가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서면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쌀개봉, 관음봉, 연천봉 등 봉우리들이 가파른 능선으로 이어져 꿈틀꿈틀 살아서 움직이는 것만 같다.

자연성릉의 암릉 줄기는 꼭 용의 등뼈를 닮았다.

조선 초 무학대사가 이 산세를 보고 풍수지리학적으로 ‘금계포란(金鷄抱卵)형이요, 비룡승천(飛龍昇天)형이라’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계룡(鷄龍)이다.

 

 

 

 

 

 

 

 

 

 

 

 

 

 

삼불봉고개다.

동학사쪽으로 내려가면 남매탑이 있고,

갑사로 가면 금잔디고개가 나온다.

 

계룡산에 올때마다 남매탑은 갔었으니...이번엔 그냥 갑사로 간다.

 

 

한 수도승이 목에 뼈다귀가 걸린 호랑이를 구해주자 호랑이는 보은의 의미로 젊은 처녀를 물어다 놓고 갔다.

수도승의 불심에 감화를 받은 처녀는 떠나지 않으려 했고, 결국 둘은 의남매를 맺고 구도에만 몰두했다는 이야기.

이들이 입적한 뒤 석탑 2기가 세워졌으니, 바로 지순한 사랑을 담은 남매탑이라는 전설을 품고있다.

 

 

 

 

 

 

 

 

 

 

 

 

 

 

 

 

 

 

 

 

 

 

수필가 이상보의 대표적인 작품 ‘갑사 가는 길’이 생각난다.

솔직히 그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계룡산을 떠올리면 이 제목만은 선명히 떠오른다. 

 

갑사
계룡산 서북쪽 기슭 해묵은 노송과 느티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 자리한 갑사는 화엄종 10대사찰의 하나이며 5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고구려의 구이신왕 원년(420년)고승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하고 귀국길에 계룡산을 지나다가 이 곳 배석대에 주춧돌을 놓았다는 설화가 있다. 경내에는 대웅전, 사적원지인 대숙전, 천불전 등 10여채의 건물들이 있고 부도와 당간지주 월인석보판본 등 문화재가있다.

 

 

 

 

 

 

 

보물제478호 "공주갑사동종"

 

 

 

-----------------------------

 

 

 

계룡산은 경사가 급하고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그러니 일부러라도 천천히 간다.

천천히 걷다 보면 힘들다는 생각도 없어지고,

오르고 내리다 보면 잡생각일랑 시나브로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

1월의 하얀 겨울을 밟으며 영험한 계룡산의 속살을 누려본다.